두 편의 시

신달자

들여다보아라
 
들여다보아라
한점 티끌도 없는
투명의 크리스탈
 
몇 천 도의 불길 거쳐
맑은 보석으로
그대 앞에 앉은
나의 영혼을 보아라
 
그대의 반려가 되기까지의
죽음과 재생(再生)을 
 
 
 
고궁을 거니는
 
고궁을 거니는
내 손등 위에
비둘기 한 마리 고이 앉는다.
 
내가
사랑하고 있는 여자인 것을
사랑은 생명을 귀히 여기는 것을
그것은 알고 있다
 
사랑하는 여자의 손은
창공처럼 넓고
또한 오월 햇살처럼 따스하니
 
생명을 가진 것은 절로 깨달아
비둘기 한 마리
내 손등 위에 앉아
오수(午睡)라도 즐기자는 것인가